이마트 문화센터 원어민 잉글리쉬 리틀비 후기(세 돌 37개월 아기 영어 교육 노출 근황)
우리 아이는 현재 세 돌이 지나 37개월이 된 아기이다. 오늘은 우리 아기에게 내가 나름대로 해주고 있는 '영어 교육'과 '영어 노출' 그 사이의 어디쯤엔가 대한 후기를 기록해 보려고 한다. 아주 도움이 되는 정보는 아닐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비슷한 처지끼리는 참고 정도는 되는 글이 되길 바란다. 그 전에 우리 아이의 주변 영어환경에 대한 현황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 우리 아이는 말을 막 배우기 시작할 때쯤은 언어가 빠르지 않아서 말을 언제하냐는 이야기를 듣곤 했는데, 21개월쯤 지나서부터인가 비약적으로 언어가 발달하여 지금은 그냥 어른처럼 이야기를 한다. 내가 고슴도치 엄마라서가 아니라 어린이집 선생님들도 인정하는 바이고, 또 주변 또래 친구들과 비교해봐도 말을 아주 잘하고 모국어 언어발달은 빠른 편이라고 할 수 있다.
- 아이에게 영어 노출을 본격적으로 한 시점은 29개월 정도부터이고 지금까지 9개월 정도 꾸준히 영어를 노출해 준 셈이다. 영어 동요, 노래를 들려주고, 영어전집도 하나 저렴한 걸로 장만해 주었다. 매일 조금씩 영어 노래나 영어 대화 CD를 들려주는데 새로운 내용을 매일 들려주진 않고 들었던 걸 반복을 많이 한다.
- 나는 영어울렁증이 있다. 그만큼 영어를 잘하지 못하고 한다고 해도 거의 콩글리쉬를 구사한다. 그렇지만 그래도 일단 대학 4년 동안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긴 한 엄마이다.
이런 배경을 가지고 우리 아이에게 영어를 조금씩 조금씩 노출시켜 주었고, 그러다가 이번에 37개월이 되는 시점에 이마트 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원어민 잉글리쉬 리틀비 위드맘'이라는 수업을 신청하여 처음으로 들어보았다. 솔직히 이제 한 번 들어봤기 때문에 아직 이렇다 할 완벽한 후기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나름대로 기록해 본다.
이마트 문화센터 원어민 잉글리쉬 리틀비 후기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집 근처의 모든 문화센터의 수업을 샅샅이 뒤져 보았지만, 우리 아기 개월 수에 맞는 수업 중에서 원어민과 영어를 할 수 있는 수업은 이마트의 '원어민 잉글리쉬 리틀비' 밖에 없었다. 그 전까지 집에서 나혼자 아이와 함께 끄적거리듯이 영어를 하면서 벌써부터 한계를 느끼고 있던 차에 이 수업을 알게 되었고, 주말 수업이라서 여러가지 스케줄상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리해서 등록하여 수업을 듣게 되었다.
문화센터 수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선생님
우리 아이는 35개월까지 어린이집을 안 다니고 가정보육을 한 아기이지만, 14개월쯤부터 문화센터 수업은 나와 열심히 꾸준히 계속해서 들어왔다. 여러 종류의 다양한 문화센터 수업을 들으면서 내가 느낀 점은, 또 많은 엄마들이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문화센터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좋은 '선생님'을 만나냐는 것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문화센터 수업도 나름대로 회사가 있고 브랜드가 있어서 그 어떤 선생님이 수업을 하신다고 해도 수업 내용 자체에는 사실 별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같은 내용의 수업도 어떤 선생님이 가르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차이가 있다. 아이들 이름은 못 외워도 되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아이들에게 관심이 있고, 아이들을 귀여워하고 웃어주는 정도의 태도는 갖추신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 것이 좋다. 또 수업 시간 내내 어느 정도는 하이텐션을 유지해 주시는 것도 중요한 게, 같은 동화책을 읽어주셔도 차분하게 읽어주시는 선생님과 드라마틱하게 읽어주시는 선생님에 따라 아이들의 호응과 집중도가 확 달라진다.
리틀비 영어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첫 수업을 들어보니, 이미 한 계절학기 동안 매 수업마다 보게 될 교재와 만들기 재료 같은 것들을 가방 안에 다 비닐포장해서 첫 수업에 나누어준다. 커리큘럼도 이미 회사에서 다 짜두었고, 어떤 만들기 수업을 할지도 다 정해져 있다. 어느 선생님이 수업을 진행한다고 해도 같은 내용의 수업인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수업 내용보다는 어떤 선생님이 이 수업을 진행하느냐 하는 것이 수업을 들을지 말지를 결정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원어민 잉글리쉬 리틀비 수업에서 기대한 부분
이 수업을 신청하기 전에 인터넷 후기를 보니, 이 수업을 통해서 아이의 영어가 일취월장하는 효과는 딱히 얻을 수 없는 것 같다는 후기가 많았다. 실제로 내가 수업을 들어보고 느낀 점도 마찬가지다. 수업시간에 배우는 것은 문장이라기보다는 단어를 익히는 정도이고, 선생님이 천천히 이야기하긴 하지만 우리 아이가 일상에서 접하지 않는 온전한 문장으로 묻고 대답하고 하시기 때문에 문장 자체는 아이가 당연히 못 알아듣는다.그저 선생님이 보여주시는 그림과 제스쳐들로 추측하여 짐작하는 것 뿐이다. 그럴 거라는 걸 알면서도 내가 이 수업을 신청한 이유는, 일단 아이에게 외국인 선생님과의 수업을 통해 외국인을 만나고 대화를 해보고, 하이파이브도 해보는 그런 경험을 어린 나이부터 하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어라는 외국어를 잘 몰라도, 그런 언어가 있다는 것 정도는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받아들이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에 이 수업을 신청하였다.
우리 아이는 돌이 지나자마자 '글렌도만 영재교육'이라는 문화센터 수업을 통해 영어 노래도 배우고 단어도 듣고 하긴 했지만, 이건 기본적으로 한국 선생님이 한국말로 하는 수업이기 때문에 온전한 영어수업이라고 하긴 어렵다. 또 집근처 문화센터에서 미술과 영어를 혼합한 수업이 하나 있었는데 특강으로 한 번 들어보니깐 내가 들었던 수업의 강사 선생님의 경우에는 미술에 대한 조예는 깊을지 모르겠으나 아이들을 다루는 부분이 상당히 미숙해 보였고 영어와 미술 둘 중에 어느 하나도 수업 중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서 그 수업은 듣지 않기로 했다.
그에 비해 이마트 리틀비 영어 수업은 일단 선생님 자체가 외국인이고 한국말을 쓰지 않는 영어 수업 그 자체니깐 한국말과 영어를 섞어서 하는 수업보다 진행이 오히려 매끄러웠다. 강사소개를 보니 지금 듣는 수업을 진행하시는 선생님이 수업을 진행한 경력이 오래 되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수업의 내용이나 패턴은 여러 문화센터에서 평범하게 들을 수 있는 오감수업이나 통합수업의 영어버전 정도라고 보면 된다. 영어 노래로 인사하고, 출석체크하고, 교재에 스티커 붙이고, 만들기 같은 활동하고, 굿바이 노래로 인사하면 수업이 끝이다.
우리 아이는 37개월이지만 이 수업을 듣는 동안만큼은 처음 문화센터 수업을 들었던 14개월쯤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이 수업을 대하려고 한다. 우리가 아이를 돌 지나서 처음 문화센터에 데려갔을 때, 거기서 무슨 엄청난 말을 익히고 배워오고 이런 걸 기대하는 게 아니듯이, 이 원어민 잉글리쉬 수업에서도 그냥 분위기 정도를 느끼고, 꾸준히 들어서 조금이라도 익숙해지는 부분이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영어를 아예 모르는 상태에서 들어가면 좀 어려울지도
처음 수업에 들어갔는데, 처음부터 영어 단어를 그림과 함께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다행히 첫수업에는 우리 아이가 집에서 나와 조금씩 익혔던 단어들이 나왔다. 'happy', 'sad', 'angry' 같은 단어들, 그 밖에 악기 이름 같은 것들을 영어로 배웠다. 우리 아이는 영어를 잘은 못하지만 저런 단어 정도는 나와 집에서 익혀서 알고 있었고, 또 평소에 한국어를 익히면 영어로 모르는 단어라 하더라도 '엄마, 이거는 영어로 뭐야?'라고 물어보는 정도는 된다. 예를 들어, 오늘 어린이집에서 '거미'에 대해 배웠다면 집에 와서 '엄마, 거미는 영어로 뭐야?'라고 물어보는 정도의 영어에 대한 인지는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영어에 대한 그 정도의 인지는 한 상태에서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아이는 큰 거부감이 없어 했지만, 만일에 그런 거 없이 생판 아무 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 수업에 덜컥 들어갔다면 아이가 상당히 낯설어 하고 거부감을 갖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든다. 그런데 이것도 아이 개월수에 따라 달라서, 우리 아이보다 더 어린 개월 수의 아이들은 오히려 거부감이 덜할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이 언어에 대한 거부감없이 스펀지처럼 습득하는 시기를 보통 만 36개월까지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그 말이 맞는 것 같은 게, 36개월 이전까지는 아이에게 영어 단어를 가르쳐주거나 읽어주면 별 저항이나 거부감 없이 듣고 받아들였는데, 지금은 내가 새로운 영어동화책을 가지고 와서 읽어주려고 하면 '영어 말고 한국말로 먼저 읽어줘'라고 아이가 이야기한다. 벌써 몇 개월전보다 외국어에 대한 거부감 같은 것이 생긴 것이다. 아마 한국말과 달리 영어는 거의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일 것이다. 우리 아기와 비슷한 또래의 비슷한 언어 수준을 가진 다른 아이들도 아마 비슷한 반응을 보일 거라고 생각한다. 미리부터 영어가 익숙하고 한국어와 영어를 둘 다 잘하는 아이들이라면 모르겠지만, 그 외의 아이들은 아주 조금이라도 영어를 접하고 이 수업을 들어야 아이들이 적응을 더 잘할 것 같다.
세 돌 지난 우리 아기 영어 교육 및 영어 노출 근황
이 블로그에 전에도 영어육아에 대한 글을 몇 번 올렸다. 우리 아이의 경우에는, 29개월부터 영어 단어를 본격적으로 가르쳐주었는데 몇 번 가르쳐주면 금방 기억하고 빨리 외우는 반면, 조금만 영어를 더 가르쳐줘도 말을 더듬는 증상이 생겼다. '무무무물 좀 주세요', 혹은 '누누누누누가 왔어?' 이런 식으로 말이다. 내가 그렇다고 어린 아이를 데리고 쥐 잡듯이 영어를 막 억지로 힘들게 많이 가르친 것도 아니고 그냥 단어 몇 개 정도 더 가르쳐 준 건데도 말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겁이 덜컥 나서 영어 가르쳐주는 것을 아예 끊었다. 그랬더니 다시 말을 안 더듬어서 영어를 다시 가르쳐주면 그 때 또 더듬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이에게 영어를 막 무지막지하게 시키는 것을 절대 하지 않고, 그냥 조금씩 그리고 반복해서 했던 걸 또 알려주고 알려주는 식으로 가르쳐 주었다. 그랬더니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처음에는 말을 더듬는 기간이 길어지고 많이 더듬다가, 좀 공백기를 가지고 다시 가르쳐 주면 말을 또 더듬기는 해도 처음보다 더듬는 횟수가 줄어들고 기간도 많이 단축되었다. 그런 식으로 서서히 했더니 지금은 영어를 조금씩 가르쳐주어도 말을 더듬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아주 천천히 가르쳐주고 있다.
상황에 맞게 'Yes' 혹은 'No'로 대답하는 것도 내가 봤을 때는 거의 5개월은 걸린 것 같다. 예를 들어 'Do you like cats?'이라고 물어볼 때 'yes'라고 대답하고, 'Do you like tigers?'라고 물어봤을 때 'No'라고 대답하기까지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린 것이다. 'Are you sleepy?'라고 물어볼 때 본인이 졸린지 졸립지 않은지에 따라 yes나 no로 대답하기까지만 몇 개월이 걸렸다는 뜻이다. 나는 어차피 내가 영어 능력자도 아니고, 또 우리 아이가 영어를 막 엄청 유창하게 말하는 수준까지 만들 자신도 없고 또 그러기를 굳이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영어라는 언어에 대한 두려움, 거부감, 울렁증이 없을 정도만 되면 좋겠다.
아이의 관심을 유발하는 것이 중요
내가 어설프게나마 아이와 영어를 조금씩 함께 해 보니, 아이의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엄마들이 '노부영(노래 부르는 영어)' 이야기를 참 많이 하던데, 직접 아이에게 영어를 접하게 하고 보니 그냥 말로 해주는 것보다 노래로 하는 영어를 확실히 흥미있어 했다. 또 영어 동화책이나 영어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보여줄 때도 우선은 한국말로 엄청 재미있게 그 책의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책을 보여주면서 쭉 해줘서 아이의 흥미를 돋게 해주어야, 그 다음에 영어로 읽어주고 영어 CD를 들려줘도 거부감없이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하지 않고 영어부터 바로 틀어주면 우리 아이의 경우에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고 읽기 싫어하기도 했다. 집에 하나 있는 영어전집도 그런 식으로 아이에게 접하게 해준다. 책의 그림과 상황을 한국말로 막 오버해서 재미있어 보이게 해 준 다음에 영어로 틀어주는 식이다. 그렇게 했더니 책과 비슷한 상황에 있을 때 책에서 나왔던 표현들을 영어로 한 번씩 본인이 먼저 하기도 했다.
이상 우리 아이의 영어의 현재 수준과, 또 문화센터에서 들어본 리틀비 잉글리쉬의 후기에 대해 적어보았다. 우리 아이보다 한참 좋은 환경(엄마가 영어 능력자라든가 외국인이라든가)에 있는 아이를 보며 초조해하지 않고, 그냥 우리 아이의 발달사항과 현황을 체크하면서 우리 아이의 수준에 맞으면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그렇게 천천히 계속 영어를 가르쳐 볼 작정이다. 리틀비 잉글리쉬 수업 후기는 계절학기 끝날 때쯤 또 다시 올려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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