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드디어 최종 결정 및 선택 기준

현재 우리 아기는 30개월이 되었고 지금까지 가정보육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내년 3월 우리 아이가 35개월이 되는 시기에 신학기 입소를 목표로 드디어 나도 어린이집 상담이라는 것을 받게 되었고, 세 군데의 어린이집 상담 후 드디어 입소할 곳을 결정하였다. 아직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 것은 아니라서 나의 어린이집 선택 기준이 맞다 틀리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결정한만큼 나의 선택 기준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한다.

 - 나의 어린이집 선택 기준

  1. 어린이집 규모가 적당히 있는 곳
  2. 뚜벅이인 내가 유모차를 끌고 등하원을 시킬만한 거리에 위치한 곳
  3. 맘카페에 올라온 글과 댓글로 해당 어린이집에 대한 평가 확인
  4.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의 교육철학
  5. 어린이집 선생님의 근속연수
  6. 입소 후 적응기간을 충분히 주는지 여부
위의 기준으로 후보 어린이집을 선정하여 상담을 받은 후 최종적으로 확정을 지었다.

생각보다 어려운 어린이집 선택

남편과 내가 함께 어린이집 상담을 받으러 세 군데의 어린이집으로 다녀와 원장님을 만났다. 어린이집 상담 후 우리 부부가(특히 남편이) 느낀 점은, '그래! 이 곳이야!'라고 확 와닿는 곳이 없고, 세 군데 다 그렇게 막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무 어린이집이나 간 것이 아니라 집 근처에서 나름 괜찮다는 평도 있고 규모도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 초등학교 직장 어린이집, 교회 소속 대형 어린이집(아이들이 100명)으로 골라서 상담을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차라리 한 곳이 확 마음에 들었다면 어려운 점이 없었을텐데, 장단점이 세 곳 다 다르고 하나씩 마음에 걸리는 부분들이 있어서 최종 결정이 쉽지 않았다.

미리 기준을 정하여 정리해 두어야 그나마 선택이 편하다

어린이집 후보지는 전적으로 나의 단독 결정이었다. 생각보다 어린이집은 인터넷에 후기가 많지가 않다. 어디 괜찮은 장소에 놀러 다녀온 사람들 후기는 잔뜩 있는데, 어린이집은 그런 후기가 별로 없는 것이다. 좀 검색을 해 보니, 어린이집의 경우 후기를 잘못 올리면 운영자들이나 관계자가 사이트에 신고를 해서 글을 삭제하기도 하고, 또 광고 같은 것도 있고 해서 인터넷에 올라온 얼마 안되는 글들만 가지고 100% 정확한 정보를 얻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인터넷 카페 글의 댓글 같은 것을 계속 보다보면 광고성 댓글은 저절로 좀 걸러낼 수 있었고, 또 엄마들의 솔직한 후기 같은 것들도 파악할 수 있어서 그런 것들을 참고로 하여 근처에 지원할만한 어린이집 후보를 추스릴 수 있었다. 나의 경우에는 규모나 시설보다도 아이들이 안전하고 뉴스에 나올만한 일이 없는 어린이집을 찾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기 때문에 그런 어린이집을 찾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었다.

세 돌 아기인만큼 규모가 적당히 있는 어린이집으로 선택

우리 아기가 들은지 거의 일년쯤 다 되어가는 문화센터 선생님께서 해 주신 이야기가 있는데, 아이들이 3세에서 4세쯤 되면 좁은 공간에서 부딪히고 치이면서 사고가 생기거나 다툼이 있는 경우가 참 많아서 우리 아기 정도의 아이를 어린이집으로 보내려면 규모가 좀 있는 곳으로 보내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문화센터 수업을 들으면서 관찰해 보니 그 이야기가 어느 정도 맞는 듯 해서 주변에 아는 엄마들이 추천해 주는 작은 가정어린이집은 좋다고 해도 아예 상담을 생각하지도 않았고, 큰 국공립 어린이집 혹은 국공립만큼 규모가 크고 운영한지 오래 된 어린이집으로 상담을 받으러 다녀오기로 했다.

원장선생님과의 면담 후 더 깊어지는 고민

우리가 세 곳으로 어린이집 상담을 갔는데, 두 곳의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은 좀 잘난 척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이 좀 있었다. 다만 근거 없는 잘난 척은 아니고, 두 분 다 30년간 국공립 혹은 교육청 소속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시다 보니 자부심에서 나오는 그런 것이었다. 그나마 나는 그런가보다 하고 이해하긴 했는데, 남편 눈에는 그런 것들이 좀 좋게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사실 어린이집을 보내고 있는 엄마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원장이고 시설이고 다 필요 없고, 가장 중요한 건 담임 선생님을 좋은 사람으로 만나야 한다는 것이긴 했다. 하지만, 상담을 받는 지금 시점에서 담임선생님이 아직 정해지지도 않아서 누군지 알 수도 없고, 또 결국에는 담임도 직원이기 때문에 원장이 어떤 식으로 관리를 하느냐에 따라 어느 정도는 따를 수 밖에 없는 측면도 있어서 원장 선생님이 어떤 분인지도 어린이집 선택에 중요한 요소라는 이야기도 있어서 원장 선생님의 인상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세 군데 중 마지막으로 방문한 어린이집은 교회 어린이집 원장선생님이셨는데, 경력은 비슷하지만 세 분 중에 유일하게 잘난 척도 없고 성심성의껏 상담을 해 주시고 아이에게도 잘 대해 주시고 너무 인상이 좋으셨다. 진짜 옆집 할머니같은 다정함과 또 오랜 기간 운영에 따른 베테랑의 느낌도 있으시고 말이다. 

엄마들이 꼽는 어린이집 선택 기준 1순위는 집 가까운 곳

세 군데 상담을 받은 후, 내 마음은 원장선생님이 친절하면서도 전문적인 느낌이 들었던 교회 소속 어린이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이 곳의 치명적인 단점은 우리 집에서 거리가 가장 먼 곳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나는 운전면허는 있지만 운전이 불가능한 뚜벅이 신세라 아이 등원을 유모차로 해야 한다는 점이 어린이집 선택에 있어 내 발목을 잡았다. 

물론 해당 어린이집은 차량 운영을 한다. 분기별로 9만원씩 내면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왠지 차량은 이용하고 싶지가 않았다. 아직 어린 아기인데 카시트도 없는 차량에 아이를 태우는 것이 영 찜찜해서 절대 내키지가 않았다. 그래도 이 어린이집에 미련이 남아서 직접 유모차를 태우고 어린이집까지 한 번 걸어가 보았다. 2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는데, 가는 길도 평평한 인도가 아니고 좁고 기울어진 인도라서 눈이나 비가 오면 나도 힘들고, 유모차 안에 있는 아이도 힘들 것 같았다. 어린이집 분위기도 마음에 들고 선생님들 인상도 너무 좋지만 매일 가야 하는 어린이집인데 이렇게 왕복 40분씩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하고 나면 너무 지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정말 포기가 안 되긴 했지만 이 곳은 후보지에서 빼기로 했다.

혹시나 해서 주변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엄마들 몇 명에게 물어보았는데, 모두가 한결같이 1순위가 가까운 곳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비슷비슷한 수준의 어린이집이라면 거리를 가장 우선으로 보겠다고, 이미 아이를 보내고 있는 유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무시할 수가 없었다.

선생님들의 근속연수는 중요할까

가장 마음에 들었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서 포기한 어린이집을 제외하고 이제 남은 곳은 두 곳의 어린이집이었다. 하나는 국공립 어린이집이고 집에서 걸어서 15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곳이다. 그리고 남은 하나는 초등학교 소속 직장 어린이집이고 아이를 안고 가면 5분도 안 걸릴 곳에 위치한 곳이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규모가 큰 편이고, 직장 어린이집은 규모는 국공립의 반 정도로 작은 곳이다. 두 곳 다 구청이나 교육청에 소속된 곳이기 때문에 나라에서 나오는 지원도 괜찮고, 관리도 나름대로 되고 있는 곳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선생님들의 근속연수였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10년 이상 근무한 선생님들부터 1~2년 근무한 선생님들까지 선생님들의 근속연수가 골고루 분포되어 구성되어 있었다. 그런데 집에서 코앞에 있는 직장 어린이집은 선생님들의 근속연수가 모두 1~2년 사이였다. 오래 되신 분들이 없고 이직률이 매우 높아 보였다. 상담 때 이 부분에 대해 물어봤더니, 아무래도 교육청 소속이라 선생님들을 평가하는 어떤 제도 같은 것이 생겼는데 그것에 부담감을 느껴 그만두신 분들이 많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래서 그것도 그런가보다 했는데, 조금 검색을 해보니 이 곳이 직장어린이집이라 전직원들이 별점으로 평가를 주는 사이트가 있었는데, 하나같이 5점 만점에 1점으로 점수를 준 것을 발견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선생님들에게 좋은 직장은 아니라는 이야기인데, 선생님들이 만족하지 못하면 아이에게 어떻게 잘 대할 수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무래도 최종결정을 하는데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었다. 

선생님들의 근속연수가 긴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긴 했다. 원장선생님의 인맥 같은 걸로 지인이나 친인척이 선생님으로 들어온 경우 별로 하는 것도 없이 장기 근무 자리만 차지하고 있어서 데이터로 봤을 땐 이직률이 낮은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근속연수가 긴 선생님들의 경우 자기가 뭔가 다 안다는 식으로 좀 꼰대 같은 느낌이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 또 근속연수와 나이가 꼭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경우에는 젊은 선생님들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신입 선생님들이 있는 곳을 선호하는 엄마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근속연수가 나는 너무 너무 신경이 쓰이고 마지막까지 뭔가 마음 속에서 캥기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결국은 가까운 거리를 포기하고,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선택하기로 하고 최종 결정을 했다.

이미 결정했기 때문에 찾아 본 장점

최종결정한 어린이집에 입소하겠다고 연락을 한 후, 남편과 나는 우리가 결정한 어린이집의 장점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미 선택한 곳이니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며 자기 위로하는 차원이긴 하지만 말이다.

일단 국공립 어린이집이라서 그래도 안심이 가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민간 어린이집과는 달리 국공립 어린이집은 나라에서 그래도 한 번 더 관리가 들어가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나라에서 어린이집을 지정하여 위탁관리를 맡기는 형식이라고 하는데, 만일에 어린이집에 어떤 문제가 생기거나 하면 원장이 교체된다고 했던가 위탁을 받지 못하고 그대로 짤린다고 하는데, 우리가 선택한 어린이집은 지난 30년간 그런 일이 없고 지금까지 잘 살아남았다고 한다.

원장선생님의 인상은, 좀 잘난 척을 하긴 했다. 이런 저런 설비나 프로그램을 마련하는데 몇 백만원을 들여서 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좀 강조하기도 하고, 본인이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활약해 오고 박사학위까지 땄다는 등의 이야기도 굳이 첨가해서 넣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는데, 부모들이 묻기 좀 어려워하는 선생님 관리나 자질 부족한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도 상담 시작부터 먼저 꺼내줘서 편하게 물어볼 수 있었던 점은 좋았다. 뉴스에 나오는 어린이집 같은 것들을 예로 들면서 원장이 몰랐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말이 안 된다고, 자기는 매의 눈으로 모든 걸 보고 관리한다고 했다. 물론 자기도 모든 걸 알 수 없어서 처음 들어오는 선생님의 인성이 어떤지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지만, 들어와서 좀 이상하고 조짐이 보인다 싶으면 칼같이 정리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상담하면서 보니깐 아이들에게 막 다정하고 친한 척 하는 분은 아니고 좀 냉정하게 어린이집 운영도 일로서 하는 것처럼 보이긴 했는데, 대신 자기가 그동안 30년 넘게 운영한 어린이집과 본인의 커리어가 중요해서 거기에 흠을 내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어린이집 관리는 깐깐하게 할 스타일로 보였다. 

그 밖에도 적응기간을 한 달을 기본으로 깔고 간다고 말해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다른 어린이집에서는 엄마와 아이가 길게 다니면 오히려 적응이 어렵다고 교실 안에 들어오는 건 짧은 시간만을 이야기하던데, 이 곳은 처음부터 한 달로 딱 정해주고 아이에 따라 줄이거나 늘일 수 도 있다고 해서 적응기간을 6개월도 가질 각오가 되어 있던 나에게 장점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사실 나는 점심만 먹고 낮잠을 재우고 싶지 않은 마음인데, 나중에 담임 선생님하고 말은 해봐야겠지만 일단 원장선생님께서는 점심만 먹고 가도 되고, 오후 프로그램 있는 날만 낮잠 자고 아닌 날은 낮잠 안 자도 되고 엄마 편하신대로 해도 된다고 이야기 해주셔서 그 부분도 마음이 좀 편해지는 측면이 있었다. 

남편의 경우, 이 어린이집이 상담 받은 세 곳 중에 위생이 가장 철저한 것이 마음에 든다는 이야기를 했다. 다른 어린이집의 경우와 달리 교실마다 곳곳에 공기청정기 내지는 무슨 살균 어쩌고 하는 장비 같은 것이 설치되어 있었고, 교구 같은 것도 상태가 좋아서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리고, 앞서 고민한 직장어린이집의 경우 원장이 직접 상담에 임하지 않고 주임교사에게 실질적인 상담은 다 하게 시킨 다음 마지막에 등장해서 숟가락만 얹었던 반면, 지금 선택한 어린이집은 프리젠테이션 자료도 나눠주고 원장선생님이 직접 모든 것을 설명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마음에 드는 점이라고 했다. 생각해 보니, 상담 받았던 어린이집 중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된 설명자료와 팜플렛이 준비된 어린이집이 이 곳이긴 했다.


아이의 첫 어린이집이 좋은 기억을 줄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라며

우리 아이의 첫 어린이집이라서 선택하는데 너무 고민과 걱정이 많았다. 막상 최종 확정 통보를 하고 났더니 지금은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하고, 지금 선택한 어린이집의 장점만 보게 되는 건 있다. 우리 아이가 부디 좋은 담임선생님을 만나 첫 1년동안 즐거운 기관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내년 3월이 올 때까지 남은 가정보육기간 동안 아이와 즐겁게 잘 지내고 싶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아기 열감기 열이 며칠 째 나는 증상

밤에 기침하면서 구토하는 이유 4세 네살 아이

30개월 아기 가정보육 vs 어린이집 선택 장점 단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