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보육 아기 문화센터수업 글렌도만 영재교실 후기
우리 아기는 가정보육을 하면서 어린이집 대신 문화센터수업이라도 들으면 괜찮으려나 싶어서 문화센터 수업을 다니기 시작한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14개월 무렵부터 다니기 시작하여 이제 27개월 아기가 되었다. 우리 아기 또래를 위한 문화센터 수업이 생각만큼 엄청나게 다양하지는 않아서 많은 수업을 듣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꾸준하게 들어온 수업에 대해서 후기를 남겨 보고자 한다.
글렌도만 영재교실 후기
이번에 후기를 남기고자 하는 수업은 '글렌도만 영재교실'이라는 이름의 수업이다. 홈페이지 소개글을 보니 아쉽게도 이 수업은 수도권 일대의 문화센터에서만 진행되고 있는 듯 하다. 지방에 있는 아기들은 못 들어서 아쉬울 정도의 엄청난 수업이라서 아쉽다기 보다는, 이렇게 가끔씩 검색을 해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 지방에서는 아이를 키우는데 수도권보다 부족하거나 없는 것들이 많아서 같은 아기를 키우는데도 소외감을 느낄 수 밖에 없겠다는 것이다. 이러니 다들 수도권으로만 가려하고 지방은 사람이 점점 없어지니 있는 시설들마저 없어지는 것 아니겠는가..
문화센터 수업 글렌도만 영재교실
이야기가 잠시 샜는데, 이 글렌도만 수업은 미국의 글렌도만 박사라는 사람의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수업인데, 노래도 같이 부르고, 한글과 영어 수업도 하고, 숫자도 배우고, 교구활동도 하는 등 40분 수업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아이들과 수업을 한다. 다른 문화센터 수업과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다른 수업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이것 저것 활동을 한다면, 이 수업은 교구활동 10분 정도를 제외하고는 책상 앞에 앉아서 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는 것을 보기만 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엄마가 가장 몸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수업이 바로 이 글렌도만 수업인 것 같다.
우리 아기는 15개월인가 16개월 무렵부터 이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그 어린 나이의 아기에게 고작 일주일에 한 번, 40분 동안 한글, 영어, 숫자, 더하기, 빼기 같은 걸 보여준다고 해서 애가 얼마나 그 모든 것에 능통해지겠냐만은, 나는 이 수업은 어느 정도 정해진 기간 동안 들어보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한다.
글렌도만 수업의 장점은 집중력 향상
가장 좋은 점은, 선생님들도 이야기 해주시는 것인데, 아이가 40분 동안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수업을 들으면서 나름대로 집중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의 문화센터 수업도 그렇고 다른 기타 놀이도 그렇고, 대부분은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고 흥미를 느낄만한 활동 위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애들이 즐겁게 놀 수 있고 재미는 있지만, 당장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매일 재미있는 것만 할 수는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래서 아주 어릴 때부터 짧은 시간이나마 가만히 앉아서 선생님의 말씀과 수업을 듣는 것을 익숙하게 하여 연습시키면서 나중에 유치원이나 학교에 갔을 때 덜 힘들어하고 적응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점이 이 수업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이 수업을 듣는 동안 우리 아이의 상태를 보면, 처음 수업에 들었을 때는 이렇게 신세계가 있나 하는 반응이었는데, 몸도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자리에 앉아서 아주 재미있게 들었고(이 때는 걸음마도 잘 안 될 때였음), 점점 개월 수가 차면서 신체활동이 자유롭고 활발해진 아이가 된 후에는 몸을 움직이거나 약간 좀이 쑤셔하면서 듣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 수업을 너무 재미있게 듣고 있고 아주 잘 적응하고 있다. 하지만, 같이 수업을 듣던 아이 중에 너무 산만한 아이가 한 명 있었는데 엄마가 어떻게든 적응시켜 보려 했지만 결국은 적응을 못하고 환불 받고 나간 경우도 있어서, 아마도 이 수업에 제대로 적응을 하려면 우리 아이처럼 자기 몸을 아직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때부터 시작해서 이러한 형태의 수업을 익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야 이 수업을 듣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노래를 통해 배우는 수업
다른 좋은 점 중에 하나는, 다양한 노래와 동요를 듣고 익숙하게 따라부르면서 나름의 음악성도 키우고 공부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점인 듯 하다. 글렌도만 수업 구성 중에 처음 부분에는 인사 노래 외 요일, 월을 영어단어로 배우는 노래, 그리고 수업 끝부분에는 알파벳송과 숫자송 같은 것이 매번 반복된다. 아이들에게 뭔가를 가르쳐 줄 때는 반복이 참 중요한 것 같은데, 이 수업시간에 이렇게 매번 반복해서 노래로 많은 것들을 하면서 집에 와서 또 제공받는 CD로 같은 노래를 계속 틀어주니깐 숫자와 알파벳, 그리고 소소한 영어단어 같은 것을 굳이 억지로 외우지 않아도 익숙하게 받아들이며 따라부르게 되었다. 그리고 반복되는 노래들 이외에도 수업의 대부분이 설명보다는 그림과 자료를 보면서 그 때 그 때 자료에 맞는 노래로 수업이 되고 있는데 이것이 아이들이 좀 더 재미있게 집중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서 좋다고 생각했다. 글렌도만 수업의 모든 음악은 직접 제작하여 녹음한 음악들인 것 같은데, 매 학기마다 CD를 2장씩 나누어 주어서 집에서 아이에게 들려줄 수 있다. 우리 아기는 이 CD에 담긴 음악들을 너무 좋아해서 혼자 집에서 육아하는 나에게는 이 CD가 아기를 데리고 같이 노는데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아이에게 좋은 자극을 주는 수업
그 밖에도 이 짧은 수업 안에서 한글, 영어, 숫자, 생활 규칙, 동물, 식물, 나라 등 여러 가지 주제들이 다 다루어지는데, 여기서 배운 것을 그 때 그 때 다 외우고 기억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여러가지를 아이가 한 번씩 두 번씩 접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어차피 한글, 알파벳, 더하기 빼기 같은 공부는 나중에 다시 제대로 익혀야 하겠지만, 그래도 '나 예전에 저거 본 적 있어!'하면서 공부하게 되면 그래도 덜 낯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실제로 우리 아이는 가끔씩 뭔가를 봤을 때 '저번에 문화센터 선생님이랑 배웠지'라고 이야기 할 때가 있다. 수업시간에 그냥 한 번 배운 것이고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기억하는 것이다. 원래 이맘 때 아이들이 뇌가 스펀지라고, 한 번 배운 건 기억을 굉장히 잘한다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영어도 다들 이 때부터 가르치려고 난리이기도 한 것이고 말이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내가 미처 가르쳐 주지 못한 것들을 훑고만 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선생님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지는 수업
만족스러운 수업을 위해서 정말 중요한 것은 역시나 선생님일 것이다. 이것은 이 글렌도만 수업만이 아니라, 모든 수업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준일텐데, 같은 수업의 내용이라도 선생님이 어떻게 대해주느냐에 따라서 수업의 만족도가 상당히 다르다.
지금 수업을 받고 있는 선생님은 다행히 괜찮은 선생님이다. 아이들에게 대충 웃지 않고, 수업도 열심히 한다. 그 전에 선생님은 뭔가 지치고 쩔은 기운이 수업 내내 느껴졌는데, 이 선생님은 아직은 프레쉬하다. 우리 아기가 문화센터 선생님들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 전에 선생님은 우리 애가 선생님이 너무 좋아서 한 번 안겨볼려거나 눈도장 한 번 더 찍으려고 다가가도 좀 무심하셨는데, 이번 선생님은 그런 아이를 외면하지 않고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문화센터 수업 대부분은 이미 프로그램화 되어 있어서 누가 수업을 해도 같은 내용이 아이들에게 전달은 잘 되긴 한다. 그런데, 내용을 전달하는 것 말고 그 외의 것들도 수업을 통해 배우고 느끼게 되는데, 이런 거는 어쩔 수 없이 선생님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그 분들도 직업인이고 직장인이니 지쳐있고 질려 있는 것 자체는 같은 성인으로서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아이와 함께 돈주고 듣는 수업이니 나로서도 같은 돈에 더 괜찮은 수업을 해주시는 선생님의 수업을 골라 들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이상, 우리 아기가 1년간 들은 글렌도만 영재교실 수업 후기였다. 가정보육을 하면서 큰 돈 들여 애한테 많은 걸 가르칠 수는 없는 형편인 나로서는 이런 문화센터 수업이 육아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참 중요한 수업이다. 아쉬운 점은, 지금 우리 아기 또래들은 대부분 어린이집을 다녀서 우리 아기 개월수로 들을 수 있는 수업의 시간대가 다양하지 않다는 것인데, 이것 또한 뭐 어쩔 수 없지 않나 싶다. 아쉽게라도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앞으로도 문화센터 수업은 계속 듣게 될 것 같은데, 아이에게 좋은 수업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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