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월 여자 아기 발달(언어, 키, 몸무게, 행동 등)

우리 아이는 이제 태어난지 27개월을 넘어 28개월을 향해 가고 있다. 점점 개월 수도 많아지고 신경써야 할 것들도 많아져서 이제 조금씩 발달사항을 기록해 보려 한다.


27개월 여자 아기 키 86.5cm, 몸무게 12.1kg

23개월 때 영유아검진을 다녀왔는데 그 때 키가 83.5cm로 백분위로 36%에 해당하는 결과가 나왔다. 즉, 평균키가 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몸무게와 머리둘레는 평균을 넘어서는 수치가 나왔는데 말이다. 내가 키가 작기 때문에 그게 많이 한이 되어서 우리 아이는 여자아이라도 170cm까지 막 컸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평균 키가 안 된다고 하니 갑자기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 때부터 우유와 치즈를 열심히 먹였고, 특히 치즈는 나트륨 때문에 하루에 한 장 정도만 줬었는데, 두 장도 주고 그랬다. 4개월 정도 지난 지금, 그 때보다 키는 3cm 더 커서 86.5cm이다. 하지만, 백분위로 따졌더니 25% 정도로 4개월 전보다 더 상황이 좀 긴박해졌다. 

키를 키우기 위해서 주변에 좀 조사를 해보니 키가 큰 아이들은 전체적으로 우리 아기 개월수랑 비슷한 시점쯤 왔을 때 음식과 먹는 것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았다. 우리 아기는 남편의 열렬한 열정 때문에 아직도 무염식 내지는 저염식을 하고 있고, 물과 우유, 요플레 이외에 다른 음료수는 먹어 본 적이 없다. 우리 아기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 뽀로로 음료수 같은 걸 막 먹고 있던데, 우리만 아직까지 그런 걸 먹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지난 영유아검진 이후 우리가 유난 떠느라 다른 아기들은 이제 다 먹는 걸 우리만 먹이지 않아서 이렇게 키가 많이 안 크는 걸까 하는 혼란한 마음이 솔직히 좀 생겼다. 그래서, 남편과 이 점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싸우기까지 했는데, 어쨌거나 내 의견대로 우리 아이에게도 외부 음식이나 성인 반찬도 조금씩 먹이는 걸로 이야기를 마쳤다. 그리고, 나는 혼자 아기를 보다가 기회가 있을 때는 빵도 조금씩 먹이고 있다. 그동안 아기 건강 챙긴답시고 너무 단촐하고 반복된 반찬(찐 채소와 고기)만 먹인 게 아닌가 싶어서 요즘은 음식에 간도 좀 하는 편이다. 그래봤자 내가 먹어보면 맹탕이긴 하지만 말이다. 키 걱정하는 내가 유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키 때문에 내가 컴플렉스가 컸던 만큼,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노력해서 1cm라도 더 키워주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27개월 아기 언어 및 사회성 발달 사항

주변에 나름대로 다양한 비교군이 있다. 우리 아기 친구로 31개월 아기와 29개월 아기, 이렇게 두 명의 아이들이 있다. 둘 다 여자아이라서 발달 사항을 비교하기도 좋다. 31개월 아이는 철저하게 지금까지 가정보육을 하는 아기이다. 문화센터도 가보지 않았고, 심지어는 키즈카페도 아직 안 가본 아기다. 29개월 아기는 돌이 지난 무렵부터 바로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 아이다. 우리 아기는 27개월로 가정보육 중이지만 문화센터 수업은 주 3회 정도 듣고 있고, 문화센터 수업을 들은지는 1년이 다 되어 간다.


의사소통은 그런대로 되지만 또래와의 대화가 길진 않다

언어 부분에 있어서 비슷한 또래인 이 아이들을 살펴보면, 어린이집도 다니지 않고 문화센터도 안 다닌 아기는 제일 먼저 태어났는데도 언어는 좀 늦게 발달하는 것 같다. 웬만한 의사 표현은 잘 하고, 색깔이나 도형 같은 단어도 다 알고, 두 단어로 된 문장도 이야기 할 줄은 아는데, 억양 같은 것이 좀 능숙한 느낌은 없고 말이 아직은 좀 어설프고 느리게 이어지는 면이 있다. 우리 아이는 문화센터도 다니고, 또 할머니와 자주 만나기도 해서 말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고 여러 단어로 된 문장도 잘 이야기 한다. 예를 들자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같은 걸 보고 '나무가 춤추고 있네' 뭐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 말이다. 그렇게 잘 이야기 하지만, 또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아이보다 능동적인 부분은 좀 떨어지는 것 같다. 어린이집 다니고 있는 29개월 아기는, 그래도 우리 아이한테 먼저 말도 알아서 걸 때도 있는데, 우리 아이는 아직 같은 또래가 말을 걸었을 때는 대화가 잘 이어지진 않는 것 같다. 즉, 주고 받고 하는 대화가 어른하고는 그런대로 되는데(어른은 아이와 대화할 때 아이의 이야기를 많이 받아주고 또 리드해 주니깐) 반면 또래 아이와는 대화가 길게 잘 안 이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상대방 아이가 말을 걸어와도 바로 바로 대답한다거나 하는 그런 면이 아직 없다.


부모가 더 어렵다고 느끼는 우리 아이의 사회성 발달

최근 며칠 우리 아이와 비슷한 또래인 위의 아이들의 집에 각각 놀러간 적이 있었다. 우리 아이는 다른 아이 집에 가서 노는 걸 아직 거의 못해봤기 때문에 나로서도 아이로서도 여러가지 면에서 새로운 경험이었다. 다만 문제점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장난감으로 이렇게까지 아이들이 싸우는 걸 보게 될 줄은 예상을 못했다는 점이다.

맨날 우리 집에 있는 매일 보던 장난감만 가지고 놀다가, 다른 친구 집에 놀러가서 새로운 장난감을 보니 우리 아기는 눈이 막 휙휙 돌아가는 게 보였다. 문제는 그 집 친구들 역시 친구가 자기 공간에 놀러오는게 익숙하지 않은데 본인들 장난감을 늘 단독으로 보다가 우리 아이가 나타나서 막 만지고 가지고 놀고 하니깐 그걸 어떻게든 막아보려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과정에서 서로 싸우고, 뺏고, 울고 하게 되는데, 그런 과정을 지켜보면서 나도 마음이 너무 너무 안 좋았다. 일단 내 집이 아니고 내 아이의 장난감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아기도 갖고 놀게 좀 주자'는 말이 입에서 잘 안 나왔다. 우리 애가 장난감을 뺏겨도 상대방 아이 엄마도 있고 이런 상황이라서, 아무리 그 아이가 장난감을 뺏어간 거라고 할지라도 막 뭐라고 하기도 그렇고.. 나도 그런 상황들이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다 보니 어떻게 중재를 잘 해야할지 어려움을 좀 느꼈다. 아이가 장난감을 빼앗기자 울면서 나를 쳐다보는데(해결해 달라고) 남의 아이라서 내 생각대로 단호하고 따끔하게 '친구가 갖고 노는 걸 막 뺏는 건 잘못된 거야!'라고 훈육을 할 수도 없었다. 아이가 나에게 많이 섭섭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도 지켜보다 보니, 놀면서 상대방 아이의 물건을 뺏으려고 하는 것도 몇 번 보였다. 아직까지는 내가 아이 옆에서 '나도 좀 가지고 놀 수 있을까'라고 말해보라고 시켜야만 남의 물건을 뺏지 않고 허락을 구하는 태도를 아이가 취할 수가 있다. 물론, 가끔씩은 장난감을 나눠 주는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일관적이지가 않고 제한적으로 보였다. 사회성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 상황에서 보고 판단해야 할텐데, 그냥 단순히 또래 친구와의 관계성에 대해서만 놓고 말하자면, 우리 아이의 경우 아직은 가야할 길이 좀 먼 것 같다. 자기 물건을 넋놓고 빼앗기지 않는 것도 배워야 할 것 같고, 또 다른 친구의 물건을 허락없이 그냥 손에서 빼앗아 오는 것도 나쁜 행동이라는 것을 계속 가르쳐야 하는 상황이다.

너무 초조하게 생각하지 않고 지켜보고 기다리기

27개월이 된 지금, 다른 친구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키 빼고는 적당히 보통으로 잘 크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아이가 말을 너무 잘하고, 노래도 너무 잘하고, 정말 천재가 아닌 걸까 생각했었는데, 어린이집 다니는 29개월 친구를 보니 우리 아이와 비슷하거나 아니면 좀 더 말도 빠르고 긴 문장도 말하고 하는 걸로 보아 우리 아기가 특별한 천재는 아니었다는 걸로 결론을 내렸다. 다른 자식과 내 자식을 비교하는 건 안해야 하는 게 맞는데, 아직 어린 아이라서 그런지 다른 친구들과 비슷하게는 가는 모습을 봐야 안심이 더 되는 듯 하다. 이 맘때 아이들이 하루 하루가 다르다고 하니, 우리 아이도 29개월쯤 되었을 때는 좀 더 말도 잘 하고 다른 친구들을 리드해서 놀 줄도 아는 아이가 되어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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